Sunday 27 May 2012

잘못된 정보에 근거해 '김연아'를 말하기.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정보는 어디서든 구할 수 있다.
허나 제공되는 정보가 항상 '참'인 건 아니다.
정보는 언제나 '참'과 '거짓'이 섞여 공존 상태를 유지하다 사용자의 입맛대로 쓰이는 법이다.
그러면, '거짓' 정보는 어디에서 올까?
단순한 거짓말이 혹은 단순한 기억 착오가 이것을 만들어 내기도 하지만
개인의 혹은 집단의 이익을 위해 의도적으로 생성되고 유통되는 가짜 정보들도 있다.
문제는
이 가짜 정보가 가짜라는 낙인을 숨기고 진짜인양 행세할 때 발생하는데
이게 '공지영', '김미화', '정희준', '황상민'의 입에서 나온 '김연아'가 아닐까 한다.

일련의 사건들을 주욱 훒으니,
이들은 서로가 서로를 지지하는 사이로 보인다.
'진보'라는 이름의.
그리해 서로가 서로의 분야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따라서 '김연아'와 관련하여 누군가 정보를 풀었고 이들 모두는 이 정보를 공유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그래서 '정희준'의 문제 글 이래,
이 자칭 '진보'라는 라인이 앞다퉈 말들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리라!


먼저,
김연아선수의 학업과 관련해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이 하나 있는데
그건 '문화'에 대한 이야기다.

언젠가 나는 경희대 수원 캠퍼스 포스트 모더니즘학과의 졸업연주에 간 적이 있다. -학과명이 정확한지는 분명치 않다.-
아는 사람이 거기서 졸업작품을 발표하기에 참석했었다.
그리고 거기서 가수 비도 졸업 대상이며 졸업작품을 선보일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정확하게는, "졸업 대상이나 연주회에 나올지 않을지는 모르겠다"란 문장이었음.-
결국, 가수 비는 나오지 않았다.-유명인은 객석에서 마주친 故앙드레 김 선생뿐이었다.-
아마도 가수 비는 다른 대체물을 내고 졸업을 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당시 분위기는 대체적으로 시스템이 그러하니 "그러려니" 하는 것으로 보였다.

내가 다닌 고등학교엔 체육 특기생들이 있었다.
졸업한지 너무 오래되어 그 종목이 뭐였는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들이 수업에 들어오는 경우는 드물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3학년 때는 따로 그들이 반을 이루었지만 1·2학년 때는 보통의 학생들과 한 반을 이루었기에 우리 반에도 체육 특기생이 있었다.
어쨌든 우리들은 "그러려니" 했었다. 그것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문제화하는 이들을 나는 보지 못했다.
왜? 시스템이 그러하니까. 문제라면 그 대상인 아이들이 아니라, 시스템 자체니까.

그러니까
이 불온전한 혹은 불공정한 시스템은 이미 우리사회에 문화로써 자리를 잡았다는 이야기다.
'김연아' 역시 그런 문화 속에서 대학에 입학했을 것이고 대학 생활을 유지하고 있을 거다.
이 과정에서, 이 시스템 속에서 '김연아'는 성실했다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나는 생각한다.
왜냐고? 그녀에겐 'F학점'이 있으니까.
성실하지 못한, 최선을 다하지 못한 과목에서 'F학점'을 받았으니까.
-특혜라면, 'F학점'이 없어야 할 것이다.-

한편,
'김연아'에게 이런 시스템에 대한 비판의식이 10대 때부터 있어와서 대학 입학을 자의에 의해 미루었을 경우를 생각해 보자.
그래, 정말 이건 100점 짜리 답안이다.
그러면,
'모든 스포츠 선수들이 선수 커리어를 마감하고 학업을 진행하던가 고졸 상태로 남아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남는다.
아니,
더 정확하게는 저 위 언급된 윗분들의 논리대로 라면,
아주 어린 나이 때부터 스포츠를 시작하니 학업에 성실하려면 그때부터 미루었어야 한다는 얘긴데,
김연아 선수의 경우는 스케이팅을 7세 때부터 했으니 그러면 그때부터 학업을 미루었어야 했다는 말인가!
웃기다. 이건 진심으로 웃긴 얘기다.

우리 사회는 고학력을 요구하는 사회다.
공부를 못해도 대학을 가고, 공부가 싫은데도 대학을 간다.
심지어 빚을 내서라도 가는 곳이 대학이다. -공부에 대한 능력이나 기호를 불문하고-
등록금 마련을 위해 학생이면서도 공부하는 시간보다 일하는 시간이 더 많은 이가 수두룩한 게 우리 사회다.
취업 때문일 수도 있고, 완장 때문일 수도 있고...
그러면,
여기서 '문대성'을 빼놓을 수가 없는데,
그가 왜 그랬겠는가!
빌어먹을 시스템 때문 아닌가!
이런 사회에 살면서
'김연아'의 대학 과정을 두고 왈가왈부하는게 맞는가!
그녀가 받아들일 만한 비판은,
오로지 일반 체육학과가 아닌 사범대생으로써 또 교직을 이수하고 있는 과정에서 주류 광고 모델을 하고 있는 것, 그거 하나다.
-그녀가 주류 광고모델이어서 비판 받아야 한다는 게 아니라, 교직을 이수하고 있기 때문에 주류 광고가 "현재"에 맞지 않는다는 얘기다. 저 윗분들의 논지와 달리 나는.-
그러니,
'김연아'를 헐뜯기 위해 대학 시스템 문제를 끌어들이지 말라!
거기에 '김연아'는 타당성이 없으니.


두 번째, 선수 커리어와 관련해 이야길 해보자.
나는 좀 더 경쟁에 나서는 그녀를 보고 싶다.
-이 희망은 소치 올림픽까지, 아니 그 시즌이 시작하기 전까지만 꿈꿀 수 있는 희망이다.-
나는 그녀의 갈라 프로그램들 보다 경쟁 프로그램들을 더 좋아하니까.
그렇다고 그녀에게 선수 생활을 계속 하라 압력 넣을 수는 없다.
나 역시 그녀의 의지가 끌려다니는 것을 원치 않으니까.
다만,
행복의 입장에서 볼 때,
계속 눈물이 흐른다면 경쟁 무대로 돌아갈 것을 고민해 보길 권할 수는 있을 것이다.
최근 그녀의 책을 읽었는데,
그녀는 이번의 이 휴지기 말고 이전에 두 번의 휴지기를 더 가졌었다.
그리고 그녀는 두 번 다 빙상으로 돌아왔다.
물론, 상황은 좀 다르다.
'통증'과 '성취'는 엄연히 다르니까.
허나,
시간이 지나면, 시간이 지나가 버리면 남는 감정은 매한가지다.
'성취'라는 것이 맞이하는 당시는 엄청난 희열을 안기는 것이지만 시간이 지나가 버리면 '그랬었나..?' 싶은 게, 또 이 '성취'의 이면이다.
시간 속에서 '성취'는 권태로 변질되기 쉽고, 권태는 느끼는 당사자에겐 싫증과 무력감만을 안기는 법이다.
스포츠인들에게 아드레날린은 생활이다.
'성취'와 함께 혹은 '통증'을 멈춤으로 해서 사라져버린 아드레날린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거기엔 '허무' 밖에 없다.

앞에도 잠깐 언급했지만,
어느 시점에 이르면 아무도 그녀에게 경쟁에 나가라고 할 수 없는 시기가 온다.
그리고 그 시간은 이제 한 시즌 남짓이다.
2013년 여름이 지나고 나면 아무도 기대하지 않을 거다.
그녀는 그녀의 스포츠에서 절정을 훅 넘어서는 나이가 되니까.
그래서 이 '은퇴' 논쟁은 1년 안팎이면 역사 속에서 사라질 운명에 있다.

인간 '김연아'의 팬덤에게는
'은퇴'냐 '현역 유지'냐를 두고 논쟁이 이는 것에 대해 불편감을 느끼겠지만
선수 '김연아'의 팬덤에게 이 논쟁은 사뭇 진지한 것이다.
최재천교수였던가..?
역사 속에서 우리가 일본을 제대로 이겨본 적이 없고 설혹 이겼더래도 아슬아슬하게 그래봤을 뿐인데,
오로지 김연아선수만이 압도적으로 일본을 이겨 보았다. 라고.
최재천교수만큼, 선수 '김연아'의 팬덤의 논지를 정확히 짚은 이가 또 있을까!
-역설적이게도 그의 발언이 담긴 동영상을 마구 퍼 나른이들은 자칭 인간 '김연아'의 팬덤이다.-
그거다.
"우리는 여전히 일본을 이기고 싶고,
그녀만큼 일본을 시원하게 날려버린 이가 우리 역사상 없기에 또 근시간 내에 다른 이가 등장하지 않을 것이기에
우리는 그것을 원한다.
그것이 스포츠를 사랑하는 대중의 마음이다."
그러니 이들에게 그녀를 두고 벌이는 '은퇴'냐 '현역 유지'냐 논쟁은 진지할 수밖에 없다.
허나, 인간 '김연아'의 팬덤에 이 논쟁은 피겨란 스포츠의 원리를 몰라서 하는 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은, 대중은 사실, 거기까지 다 알 필요는 없다.
그런 것들을 알아야 피겨를 좋아할 수 있는 거라면,
스포츠를 좋아하고 소비할 수 있는 거라면
스포츠 자체가 대중으로부터 멀어지지 않겠는가!

스포츠는 '경쟁'이다.
피겨가 제아무리 예술을 표방한대도 '스포츠'란 카테고리 안에 들어있는 이상 이것은 '경쟁'이고,
'경쟁'은 타인과의 겨루기를 통해 발전을 꾀하는 분야다.
그리고 '김연아'는 최고다.
피겨, 100년 남짓의 역사에서 나온 단 한 명의 그녀, 혹은 그녀 이전에 단 한 명이 더 있거나 할 정도로.
-누가 그랬더라.. 그녀의 밴쿠버에서의 연기를 보고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선수라 했었던 것에 비추어-
그래서 대중은 그녀가 그곳에 있기를, 그곳에 있는 모습을 보길 희망한다.
인간 '김연아'의 팬덤은 그녀가 신선이 되어 날아가길 바라겠지만.
정작, 김연아선수는 무얼 원할까? ...... 잘 내려오는 것?
-눈치 챘는가? 우린 모두 그녀가 위에 있길 바란다는 걸. 날아가든 꼭대기에 있든.-


마지막으로
그녀와 그녀의 현 소속사는 '관용'을 그만 두어야 한다.
허위 사실에 근거한, 분야를 망라한 권위자들의 모독성 발언이 전파를 탔다면 '관용'없는 법적 조치로 대응해야 한다.
착한 척 하느라 '용서'를 앞세운다면, 그러면 팬덤이 너무 힘들다.
팬덤이 투지를 불태우며 싸움에 목매지 않게 소속사와 그녀 자신은 현명하게 또 빠르게 일에 대처해야 할 것이다.
제발,
더이상 내가 이런 글을 쓰지 않게 해주오!

아울러 팬덤에게,
자칭 지식인들은 너무 오만해서
'미안하다' 혹은 '잘못했다'를 진심으로 말할 줄 모른다.
-이것을 잘하는 사람은 '타칭' 지식인들이다.-
그러니 너무 기대는 말라!
대신
수치심에 몸을 부르르 떨도록 만드는 것으로 복수하자.
이때, 그들을 향한 욕설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더욱 스스로를 합리화시키고 투쟁의 의지만 부추기니까.
그냥, 비웃자.
그들의 말을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돌려주자.
그래야 그들이 반성을 한다.
왜?
신뢰가 떨어지면 밥줄이 끊기니까.
그게 지식인 사회다.


어떤 정보가
'참'이고 '거짓'인지 대중은 잘 알지 못한다.
먹고 사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모자란 이들이 대부분이어서 일수도 있고,
누군가가 말하는 '참'과 '거짓'이 제 밥줄을 이리저리 흔들거나 끊지 않아서 일수도 있다.
뭐가 됐든 대중은 여전히 잘 알지 못한채 좋은 쪽, 스스로가 좋은 쪽의 정보를 선택하여 '앎'을 구성한다.
뭐, 대중은 그렇다.
그러나
소위 권위자들, 자칭 지식인들은 달라야 한다.
정보의 '참'과 '거짓'은 물론, 정보의 '질'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왜?
자신이 가진 '영향력' 때문에.
자신들을 믿고 따르는 이들이 많기, 있기 때문에.
결국,
자신이 가진 '영향력'으로 밥을 벌어먹고 살고 있기에. 말이다.
그러니
책임있는, 책임지는 자세를 요구하는 바다.

자신의 권위를 무기로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누군가의 명예를 훼손했다면, 책임을 지라!
그게 너의 배움에 대한 예의다.
너의 인간됨에 대한 예의다.



덧붙임.
나는 정말 긴 글쓰기가 싫다.
그래서 '정희준'과 '황상민'이 밉다.
긴 글을 결국은 쓰게 만들었으니.
이걸 써야만 속이 시원해지는 증상을 겪게 만들었으니.

!
Cancer Cub, Bubble gum... Look again, 2009
관련글.
마무리 ┃ Sunday, 17 June 2012
'황상민'의 불륜과 로맨스 구분 법 ┃ Sunday, 10 June 2012
김연아선수는 성실했다. ┃ Friday, 8 June 2012
본질을 깨닫지 못하는, '황상민' ┃ Friday, 8 June 2012
남걱정은 이제 그만~ ┃ Wednesday, 30 May 2012
아이유와 김연아, 누가 진짜 '바보'인가? 누구긴 누구야!! ┃ Tuesday, 22 May 2012


1 comment:

Sophie Ideas said...

정정합니다.
최재천교수의 말을 인용하는 과정에서 글쓴이의 기억 착오가 있었습니다.
우연히 동영상을 다시 보게 되었는데 제가 기억하는 '일본'이 '전세계'였던 겁니다.
그리해 바로잡습니다.

Post a Comment